세계일보 2006년 9월 4일 [교육면]
[대학별고사] 면접·구술 대비법
반드시 지원 학과와 연계해 설명해야
지난 수시1학기 전형에서 심층면접과 구술고사로 인해 합격자가 바뀌는 등 구술면접이 사실상 당락을 좌우하는 전형요소로 자리잡고 있다. 대학 대부분이 단계별 전형을 하면서 1단계의 주요 요소인 내신성적의 점수 차가 크지 않아 2단계 면접·구술고사의 비중이 높아졌기 때문이다.
수시2학기에서도 일반전형 인문계열은 52개 대학, 자연계열은 41개 대학의 면접·구술고사 비중이 20% 이상을 차지한다. 하지만 아직도 면접·구술고사에 대해 ‘말만 적당히 꾸미면 된다’거나 ‘예상질문에 맞는 답을 암기해 말하면 된다’는 인식이 있는 것도 사실이다.
과연 올바른 면접·구술고사 대비법은 무엇인지 지난 수시1학기 기출문제 분석을 통해 알아본다.
◆논술을 방불케 하는 면접·구술문제=이번 수시1학기 면접·구술고사의 가장 큰 특징은 실생활 및 시사문제와 관련된 문제가 주로 출제됐다는 점이다. 시사와 관련된 전공지식을 묻는 형식은 지난해 수시2학기 이후 계속 강화되고 있는 것으로, 올해 수시2학기 이후에는 출제 빈도가 더욱 높아질 것으로 예측된다.
특히 면접관들은 수시1학기 때 중문 또는 장문의 제시문을 준 뒤 제시문의 내용과 견해를 묻는 논술형식의 질문을 한 것으로 분석됐다.
연세대의 경우 사회계열에선 소득 불평등 문제와 문화다양성 협약, 문화 불평등 등의 현상을 어떻게 생각하고 이에 대한 자신의 생각과 관련 전공지식 등을 묻는 식으로 출제됐다. 이런 주제들은 이전까지 글로 작성하는 논술에서 주로 출제되는 경향이 강했지만 이제 면접·구술에서도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이는 이해력과 판단력, 논리력, 추리력, 응용력 등을 평가하기 위한 것으로, 종합적인 사고능력 없이는 고득점을 기대하기 힘들게 됐다.
또 최근 면접·구술문제는 단순히 시사적인 지식이나 그와 관련한 자신의 생각을 묻는 수준에서 벗어나 시사와 관련된 전공지식을 묻는 형태로 강화되고 있다. 예를 들어 경제·경영학부는 한국의 성장기업과 관련한 제시문을 주고 이를 토대로 소유와 경영의 분리, 정보기술 발전에 따른 기업의 대응전략 등 전공지식이 필요한 질문을 하는 식이다.
또 시사 관련 지식보다는 응시생이 전공 수행능력이 있는지를 평가하는 문제가 출제됐다. 서울여대는 지원자에게서 ‘심층면접을 위한 기초학력 진단자료’를 미리 제출받은 뒤 이를 토대로 추가 질문을 해 전공 수행능력을 평가했다.
올해 수시1학기에서는 영어제시문에서 지칭추론 형태로 ‘Norm(규범)이 가리키는 것’이 무엇인지 묻는 질문과 국어제시문에서 ‘역사에 대한 올바른 정의’ 등을 묻는 질문이 주로 출제됐다.
◆수시2학기 구술·면접, 주제별 시사문제에 대비하라=가장 중요한 것은 올해 수시1학기와 지난해 수시2학기, 정시모집 등의 기출문제를 살펴보는 것이다. 또 교과별 전공지식을 중심으로 주제별로 시사문제와 영어제시문을 동시에 대비하는 방법이 효과적이라고 볼 수 있다. 출제 가능한 시사 주제에 대한 기본적인 상식은 물론 이에 대한 자신의 생각까지 꼼꼼히 정리해 둬야 면접 당일 침착하게 답할 수 있다. 또 시사적인 부분을 묻는 질문이라고 해도 반드시 자신이 지원하려는 학과와 연관된 부분을 설명하는 연습도 해야 한다.
예를 들어 법대를 지원하는 학생이라면 ‘일본 총리의 신사참배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답할 때 단순히 자신의 생각만 말하는 것으로는 충분치 않다.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일본 최고재판소가 ‘야스쿠니 참배 위헌소송’에 대해 기각결정을 내린 사례를 든 뒤, 이것이 왜 법적으로 불합리한지까지 설명해야 법대 지원자로서 자격이 있다.
경제 관련 학과에 지원할 경우 ‘최근 한류가 잦아들고 있다고 보는가’라는 질문을 받는다면 질문에 대한 답 외에도 한류의 경제적인 측면까지 서술할 수 있어야 한다.
즉 시사문제에 대해 단순히 수험생의 견해를 묻는 문제는 점점 출제되지 않고 있기 때문에 면접·구술고사를 준비할 때도 심도 깊은 준비가 필요하다.
조풍연 기자 jay24@segye.com
도움말: 홍삼영 이투스 면접구술 강사,
현 싸이미 어학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