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evin Kim
외대 합격 수기
저는 외대 글로벌리더 유형2(내신 30%+에세이 70%)로 한국외국어대 경영에 합격했습니다. 저는 외국어전형을 가겠다고 생각한 시점이 좀 늦었기 때문에 토플 점수도 112로 낮은 편에다가 FLEX점수도 없었습니다. 외고생인데다 내신도 좋지 않아서 30%나 차지하는 내신 때문에 지원할까 말까 망설이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에세이만 집중해 공부하기로 했고, 라이팅에는 자신이 있었기 때문에 지원했습니다.
교과연계 외대 에세이는 주제가 단순하기 때문에 짧은 주제를 참신하게 해석해 자연스런 문장으로 풀어 나가는 것이 중요합니다. 물어 보는 것에 대한 답변이 되지만 남들이 쉽게 생각할 수 없는 것으로, 구성을 맞춰 써야 합니다. 예를 들면 ‘물과 우리생활’이라는 주제가 나왔다면, 일반적으로는 인간 몸의 70%가 물로 구성되어 있으며 우리의 생활이 얼마나 물에 의존하고 있는지, 또 깨끗한 식수원을 보존하기 위해 어떻게 해야 하는지 등의 주제에 대해 논할 것입니다. 문제는 70%의 학생들이 대동소이하게 글을 쓸 것이라는 점입니다. 이 문제를 연습할 때, 저는 도가의 상선약수(인간이 본받아야 할 물의 속성-남을 이롭게 하며 다투지 않고 스스로 낮은 곳에 거한다)개념과 연결지어 현대인의 이기적인 습성을 비판하는 에세이를 구성했습니다. 이처럼 다양한 배경에서 생각할 수 있는 능력을 길러야 합니다. 따로 독서를 할 시간이 없다면 신문이나 학교 공부에서 지식을 얻어도 좋습니다. 제 개인적으로는 사탐 윤리 과목이 많은 도움이 되었습니다.
문장을 유려하게 써야 한다고 하면 많은 학생들이 당황합니다. 우리나라 학생들은 라이팅을 해볼 기회가 많지 않아 실력이 없다고 생각하기 쉽습니다. 하지만 실력이 없는 게 아니라 키우지 않은 것입니다. 제 경험상, 기본적인 바탕이 있다면 꾸준한 연습과 피드백을 통해 비교적 짧은 시간 내에 글쓰기의 격을 향상시킬 수 있습니다. 저 역시 원래는 토플 라이팅도 간신히 쓰는 게 고작이었지만, 마음을 잡고 하루에 세 편씩 에세이를 첨삭받으며 실력을 키웠습니다. 나머지는 글을 쓰는 기본적인 규칙이고, 이것에 익숙해지는 데 걸리는 연습입니다. 글을 쓰는 규칙은 간단합니다. 글 전체를 아우르는 주제문에 살을 입히는 과정입니다. 주제와 주제를 뒷받침하는 하위 문단들이 있고, 각 문단은 문단의 주제와 그를 뒷받침하는 부연설명으로 이루어집니다. 각 주제들과 부연 문단들이 큰 구조와 작은 구조 안에서 자연스럽게 이어지도록 하는 것이 글쓰기의 왕도이고, 그 이상은 없습니다. 다른 사람이 읽었을 때 말하고자 하는 바가 눈에 확연히 들어오도록 쓰는 것이 글쓰기의 지상목적입니다. 그 점에만 유의하고, 꾸준히 연습을 반복하며 비판적으로 반성하면 자연스럽게 실력이 늡니다.
에세이로 대학에 가려는 분들 중 저와 비슷한 상황의 분들을 위해 제가 깨달은 점들을 몇 자 적어 보았습니다. 모두들 열공, 대성 하시길 바랍니다.